HOME > 칼럼.건강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한숭동의 보석상자 2013년 / 46호
제목: 메모하는 습관, 왜 중요한가?
 
최승탁 기자 기사입력  2013/11/19 [15:29]
▲     전 대덕대학교 총장   한 숭 동
  지난달 최신형 스마트 폰으로 휴대폰을 바꾸었다. 대강의 사용법이 익숙하기까지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강의실에서 마주치는 학생들이나, 지하철의 승객들을 보면 모두 스마트폰에 집중돼 있다. 가족과의 대화보다 스마트폰과 대화를 하고 즐기는 ‘나 홀로 시간’의 문화가 창출되고 있다.
 
  IT 산업의 발달로 대화패턴이 사람과 사람에서 사람과 기계의 대화로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만나며 대화하다 보니 오히려 직접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와 소통은 줄어만 간다. 스마트폰은 생활에 편리함을 주지만, 개인정보의 노출과 중독의 위험성 등 해로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내 스마트폰에는 900여 개의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다. 그런데 문득 가족의 전화번호가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다. 스마트폰에 의존하다 보니 이마저 기억할 필요가 없어진 탓이다. 디지털 치매의 일종이다. 사회문제로 나타날 만큼 심각한 현상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빼먹거나, 잊어버리는 일들이 자주 발생한다. 평소에 메모하는 습관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이 메모하는 습관에 익숙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평소에 메모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차이는 크다.
 
  존 레논, 허영만, 안철수의 공통점은 바로 메모다. 뭔가를 끊임없이 메모해 그것을 잘 활용했다. 비틀스의 존 레논은 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 갑자기 시상이 떠올랐다. 가지고 있던 호텔 메모지에 가사를 급히 메모했고, 이 메모가 불후의 명곡 'Imagine' 이 됐다. 메모가 없었다면 Imagine도 없었다.
 
  만화가 허영만 화백은 식당에 갔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메모할 도구가 없었다. 식당에서 냅킨 위에 고추장을 찍어서 메모했다. 그의 작업실엔 아예 메모지 통을 만들어 놨다. 그때그때 떠오른 생각을 기록한 메모지를 쌓아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 작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안철수 교수는 독서광이자, 메모광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하루에 메모하는 분량은 A4 용지 서너 장에 달한다고 한다. 이 메모들은 고스란히 그의 노트북용 백 팩에 넣어진다. 그는 메모가 글쓰기의 원천이라고 밝혔다. 수시로 하는 메모지를 묶으니 책이 됐다고 한다.
 
  다산 정약용이나 러시아 과학자 류비셰프의 경우도 책을 읽을 때 반드시 자기 생각과 느낌을 메모했는데 이것이 ‘다작’의 비결이 되었다. 다산이 집필한 책은 500권, 류비셰프가 집필한 책 70권이 이를 증명한다.
 
  누구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 고민해본 경험이 있다. 뭔가가 떠오를 듯 떠오르지 않아서 포기하고 잠들려는 찰나, 갑자기 섬광처럼 머릿속을 스치는 어떤 생각을 경험해본 적이 있는지? 그럴 때 '나중에 적어둬야지.' 하고 그대로 잠을 자 버리는 경우 그 생뚱맞은 아이디어는 두 번 다시 떠오르지 않는다.
 
  아이디어는 휘발성이다. 원래 번개처럼 찾아온 아이디어는 번개처럼 사라지기 쉬운 법이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언제 어떻게 떠오를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집으로 가는 퇴근길, 잠들기 직전, 혹은 지금 이 순간 갑자기 떠오를 수도 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 메모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주변의 모든 것이 메모의 도구가 될 수 있다. 메모할 수 있는 도구는 넘쳐난다. 도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메모 자체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귀찮겠지만 먼저 메모를 잘하고, 활용해야겠다는 의식을 생활화하다 보면 어느새 메모가 습관화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문구나, 생각, 아이디어를 메모해서 잘 활용할 줄 안다면 누구나 존 레논, 허영만, 안철수처럼 대가가 될 수도 있다.
 
  메모는 꿈과 현실을 잇는 사다리역할을 한다. 메모는 막연한 목표를 현실적 계획으로 이끌어준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메모습관, 아직 메모하는 습관에 익숙하지 않다면, 스마트폰의 ‘메모장’ 기능부터 알아두자.
 
                    2013년 11월 19일 화요일 아침 한숭동 드림

기사입력: 2013/11/19 [15:29]  최종편집: ⓒ isbtv.kr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민우혁×정선아 [우아한 뮤
주간베스트 TOP10